고분벽화부터 근현대 걸작까지…한국 채색화의 흐름 한눈에

입력 2022-03-20 16:39   수정 2022-03-21 00:15

고구려 고분벽화부터 고려시대 공민왕이 그린 ‘천산대렵도’, 조선시대 김홍도와 신윤복의 채색화, 박생광과 천경자 등 근현대 작가들의 걸작들까지…. 수천 년을 이어온 화려한 한국 채색화의 전통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진주박물관과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22일 개막하는 ‘한국 채색화의 흐름’ 전이다.

이번 전시는 희귀한 조선시대 민화들을 비롯해 한국미술사에서 손꼽히는 주요 채색화 작품 72점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 이원복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 등 미술계 전문가 10명이 의기투합해 전시를 기획했다. 그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가나문화재단을 비롯한 유력 미술관 14곳과 여러 개인소장가의 협조를 이끌어내 작품을 모을 수 있었다.

전시작 중 리움이 소장한 이후 미술관 밖으로 한 번도 나온 적 없는 것으로 알려진 19세기 민화 ‘일월부상도’(사진)가 눈에 띈다. 소나무와 오동나무 가지에 해와 달이 걸려 있는 그림으로, 왕의 권위를 상징하는 궁중회화 ‘일월오봉도’를 민화적으로 변용해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한 작품이다. 그림 밑부분에 바다가 그려진 일월오봉도와 달리 평범한 정원이 그려져 있어 민화와 궁중회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던 당시 화풍을 확인할 수 있다.

여성이 등장하는 작품이 많은 것도 이번 전시의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고려 불화에서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진 관음보살, 국립고궁박물관이 소장한 ‘공민왕 영정’에 그려진 노국대장공주의 초상, 조선시대 논개·춘향·아랑 등의 초상이 대표적이다.

이번 전시는 진주시가 전통예술의 고장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행사다. 지난 14일에는 조규일 진주시장이 직접 전시 브리핑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진주시는 앞으로 주제별 한·중·일 채색화 전시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 전 실장은 “진주시가 전폭적인 지지와 협력을 해준 덕분에 전시의 질을 대폭 높일 수 있었다”며 “전시를 보면 우리 미술이 검박한 아름다움뿐 아니라 화려함도 가득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9일까지.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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